칼럼: 힘이 아닌 신뢰의 중요성...

 


중동에는 복잡한 혈통과 역사에서 비롯된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성경에 따르면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이스라엘 민족과 아랍인들은 일정 부분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 반면, 이란을 구성하는 페르시아계 민족은 인도·유럽어족 계열의 이른바 ‘아리아’ 계통으로, 아랍 민족과는 언어와 혈통 면에서 구별되는 집단이다.


이란과 아랍 국가들은 이슬람이라는 공통의 종교로 묶여는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문화적·민족적 차이로 인해 긴장과 경쟁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이란은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라는 강한 문화적 자부심을 지니고 있어서, 이러한 정체성은 아랍 세계와의 미묘한 거리감을 형성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한편, 이슬람 내부의 분열은 단순한 민족 갈등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은 초기 이슬람 공동체의 지도자 계승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후 정치적·지역적 이해관계와 결합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현재 이란은 시아파의 중심 국가로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수니파 중심 국가들과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냉전 이후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은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유지해 왔다. 미국의 경제 제재와 외교적 압박 속에서 이란은 다양한 우회 경로를 통해 경제적 활로를 모색해 왔으며, 일부 국가나 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에 간접적으로 연관되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나라는 지정학적·경제적 이해관계 속에서 이란과 일정 수준의 교류를 유지해 왔다. 이는 공식적인 외교 노선과는 별개로, 현실적인 이익을 고려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군사적 충돌로까지 확대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이 중동 내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과거의 느슨한 협력 관계 역시 균열을 보이고 있다. 특히 두바이와 같은 경제 중심지까지 긴장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면서 지역 전체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결과적으로 이란의 경제적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부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기존의 우회 경로마저 흔들리게 되면서 자금 흐름이 경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공공기관에서 인건비를 절감한다는 명목으로 비정규직 인원을 줄이고, 기존 8시간 근무를 7시간으로 축소한 뒤 6개월 단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사례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 구조를 보면 이용자들의 출입 시간이 정해져 있어 근무자는 결국 기존과 동일하게 8시간을 현장에 머물러야 했다. 형식만 바뀌었을 뿐, 실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원을 줄인 상황에서 누군가 휴가를 사용하면 남은 인력이 그 공백을 메워야 했고, 그 결과 하루 13시간에 가까운 장시간 근무가 발생하기도 했다. 채용 과정에서는 분명 평일 근무 조건을 내세웠지만, 이후에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주말 근무까지 요구하는 일이 이어졌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단순한 효율화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구조다. 공공기관이면 최소한의 기준과 신뢰에 대한 기대가 있기 마련이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일반 기업보다 더 편법적인 운영을 일삼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비용 절감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방식에 있다.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는 결국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장기적으로는 더 큰 비용을 초래한다.

최근 미국의 대외 대응을 둘러싸고,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쌓아온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랫동안 규범과 질서를 강조해온 국가로 인식되어 왔지만, 최근 그들의 행보는 그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이는 가장 신뢰받아야 마땅한 공공기관에서 편법을 저지를 때 느끼는 실망감과도 닮아 있다. 국제사회에서 ‘질서 유지자’로 여겨지던 국가가 강압적인 방식으로 주변국을 압박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다. 물론 국제정치는 단순한 도덕적 기준만으로 해석하기 힘들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와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는 한 번 흔들리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현재의 흐름은 우려를 자아낸다.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완전히 되돌아가기는 어려울지라도, 더 큰 불신과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결국 국제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영향력은 힘뿐 아니라 신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칼럼: 초심을 잃지 않는 지혜...

계산적인 사람들...

산 자의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