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토스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비겁하고 옹졸해질 수 있는지를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되었다. 고고하고 도도해서 한 점 부끄러움도 없을 것처럼 보이던 이들이, 막상 중요한 순간에는 실망스러운 선택을 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늘어놓는 모습을 본다. 그럴 때면 ‘내가 알던 사람이 정말 맞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와 분위기만 보고 그 사람을 속단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고개를 젓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보고 싶은 모습만 보려고 한다. 결국 우리는 상대의 일부만 본 채 전체라고 판단하며 살아간다. 인간 사회는 생각보다 논리만으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실 자체보다 권위와 분위기에 더 큰 영향을 받을 때가 많다. 그래서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을 설득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에토스(Ethos)’를 언급했다. 말하는 사람의 권위와 신뢰 그리고 사회적 위상이 설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실제로 현실에서도 사람들은 내용 자체보다 “누가 말했는가”에 더 쉽게 흔들린다. 예를 들어, 오랜 역사와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카톨릭 교회에 대해 사람들은 쉽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 조직이 지닌 상징성과 권위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과학계에서도 특정 이론이 오랜 시간 주류 담론으로 자리 잡으면, 사람들은 그 이론 자체를 검증하기보다 ‘부정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먼저 의식한다. 사회적 권위와 집단적 분위기가 형성되면,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사고를 멈추고 다수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을 목격한다. 과학계에서 진화론도 마찬가지다. 진화생물학자들의 수많은 품앗이 논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진화과정을 입증하는 중간 사례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합당한 의문이 제기되면 추종자들이 벌떼처럼 공격하는 모습을 본다. 어렸을 때부터 배운 학문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빚은 참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현상은 특정 종교나 학문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 언론,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