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인드셋의 중요성...

 



나는 영문 테크니컬라이터로 출발했지만, 다행히 국문 글쓰기 또한 익혔기에 영어와 한국어 글쓰기를 함께 가르치고 있다. 특히 국문 글쓰기에도 글로벌 표준을 적용해 교육할 수 있다는 점이 다양한 분야의 수강생들을 꾸준히 끌어들이는 이유인 것 같다. 그동안 가르쳐온 제자들 가운데 가장 탁월했던 이는 의외로 한국 국적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한국어 실력이 가장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경우였지만, 부모의 노력으로 한국어 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방대한 양의 한국 서적을 읽어왔다고 했다. 방학이 되면 부모님의 고향인 부산을 찾아 친구들과 어울리며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두 문화 속에서 성장한 그녀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결국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을 선택했다. 그 모습이 내게는 무척 인상 깊게 다가왔다.

수많은 명문 대학의 입학 제안을 받았음에도 그녀는 영국 런던에서의 대학 생활을 택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국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아 활동하며,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누구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한 가지를 분명히 깨달았다. 능력은 단순히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어떤 태도로 자신을 갈고닦느냐에 따라 만들어진다는 사실 말이다. 그녀에게는 분명 재능이 있었지만, 꾸준함과 정체성에 대한 자각을 통해 그 재능을 확장하고 있었다.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과 스스로를 끊임없이 단련하는 태도가 결국 그녀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우리는 흔히 조건이 안 된다는 말을 할 때가 많다. 환경이 받쳐주지 않는다거나 기회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의 사례를 보면서, 외부 조건이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어느 날 내 분야가 무척 매력적이라며 테크니컬라이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나는 오히려 그녀를 진정시키며 다른 선택지를 권했다. 그녀는 이미 여러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탁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한 분야에 자신을 가두기보다, 더 넓은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만큼 그녀의 가능성은 특정 직업으로 한정하기에는 아까울 정도였다.

나 역시 테크니컬라이팅을 하면서 적지 않은 대가를 치러왔다. 때로는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그 여파로 우울감에 빠진 적도 있었다. 심리적 균형이 무너지자 평소에는 어렵지 않게 해내던 일들조차 버겁게 느껴졌고, 자신감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을 정도로 무기력해진 순간도 있었다.

그때 가까운 친구들이 나를 찾아왔다. 그들은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곁에 있어주었고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었다. 억지로라도 식사를 권하며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계속 상기시켜 주었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비로소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다. 동시에 인간의 심리 상태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도 실감했다. 호르몬의 변화나 작은 심리적 균열만으로도 일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겪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테크니컬라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반드시 강조하는 것이 있다.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분야는 논리와 구조를 다루는 만큼 높은 집중력과 지속적인 긴장을 요구한다. 따라서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외부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많은 것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감정의 기복을 조절하고, 흔들리는 순간에도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만이 이 일을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이는 테크니컬라이팅 한 분야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마인드셋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모든 전문 분야에서 사람들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가장 시급한 과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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