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게이머의 운명...
#게이머의운명
살면서 인생을 하나의 ‘게임’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에게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오직 승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늘 이기기 위한 선택을 하고,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 역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을 원했다. 반대로 진실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비효율적이고 어리석은 존재로 치부하는 것을 보았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개인을 넘어 정치에서도 종종 드러난다.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역시 결과와 승리를 가장 중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의 발언과 행보를 둘러싸고 진실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어 왔지만, 그는 무엇보다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게임의 관점에서 볼 때, 진실성은 수단이 되고 승리는 목적이 될 뿐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따라온다. 과연 승리만을 좇는 삶이 지속 가능한가? 또 그러한 추구가 공동체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궁금하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서로를 보듬어 줄 따뜻한 말을 필요로 한다. 인간은 본래 선한 행동과 진심 어린 말에 의해 위로를 받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악의적인 행동이나 배신의 말은 깊은 상처를 안겨준다.
특히 의지하고 믿었던 사람이 어느 날 등을 돌릴 때,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상처는 더 깊고 그 기억은 오래 남는다.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마음을 닫게 되고 타인에게 거리감을 두게 된다.
결국 사람은 사람을 통해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입기도 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는 어떤 말과 태도로 서로를 대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게임처럼 생각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누가 그와 대화를 하겠는가!
주변에서 지식인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이들을 볼 때가 있다. 그런데 참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어정쩡한 자세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논리를 추구하고 합리성이나 개연성을 따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주장과 전혀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때 난 과연 그들에게 진정성이란 게 있는지 궁금해진다. 똑똑하고 현명하게 보이고 싶어 겉다르고 속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란 확신이 들어서다.
신념도 없으면서 투미한 입장을 보이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무척 많다. 그들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한마디로 회색분자라는 생각이 든다. 시류를 좇아 유리한 입장에 서기만 하는 그들을 볼 때면 인간에 대한 신뢰가 흐려진다. 그들도 승리만을 좇는 시류배인 것이다. 어떤 지식인은 과거에 진보를 대변하는 사람이었으나 시류를 좇아 지금은 보수를 대변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런데 그 주장이 너무 극과 극이어서 많은 이들로부터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누가 그를 소신있는 지식인이라 생각하겠는가!
인생을 단순한 게임이나 병법의 장으로만 여긴다면, 그것은 삶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승패와 전략만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진실이나 인간 관계의 의미는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나기 쉽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 옳은가보다 어떻게 이길 것인가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승리만을 목표로 삼는 방식은 결국 신뢰를 소모할 뿐이다. 인생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관계와 책임의 연속이라고 해석한다면, 진실과 신뢰를 배제한 결과는 끔찍하게 다가올 것이다. 세상이 한 사람에 의해 이렇게 어지러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는 셈이다. 전쟁이 왜 MAGA의 결과물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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