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명한 처신...
#현명한처신
많은 사람들은 선한 기업은 결국 승승장구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과연 현실도 그럴까?
우리가 흔히 ‘착한 프랜차이즈’로 기억하는 이삭토스트는 가맹점비를 받지 않고, 광고비를 요구하지 않으며, 인테리어를 강제하지 않는 독특한 전략을 취해 왔다. 본사의 수익 구조는 원부자재 공급 마진과 전용 소스, 배송수수료에 국한된다.
이 전략 덕분에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의 토스트를 즐길 수 있었고, 큰 자본이 없는 서민들도 비교적 쉽게 창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한동안 이삭토스트는 ‘모두를 위한 프랜차이즈’라는 평가를 받으며 칭찬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한계가 드러났다. 이삭토스트의 메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안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여력도,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할 자본도 부족했다. 선한 의도는 있었지만 이를 지속시킬 구조와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의만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자본과 네트워크, 이른바 ‘뒷배’가 없는 상태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은 쉽지 않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커넥션이 작동하고, 때로는 비자금과 같은 부정한 방식이 등장한다. 옳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지만, 자본주의가 깨끗한 역사만을 가지지 않다는 사실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돈이 돈을 낳는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아무리 선한 의도가 있더라도 이를 지탱할 전략과 기반이 없다면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정치 영역을 들여다보면, 분수에 맞지 않는 감정적 참견이 종종 들린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순방 당시, 한 언론 기자가 쿠팡 전 직원의 국적을 예로 들며 한국 내 반중 정서에 대해 시진핑 주석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묻는 장면이 있었다. 냉정히 말해서, 정상간 회담 자리에서 상대 국민을 겨냥한 감정적 비난을 주고받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이러한 질문은 논리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다. 정치적 성향에 기반한 ‘반대를 위한 반대’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중을 움직이는 데 감정이 강력한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영역이 아닌 곳까지 감정을 앞세워 건드리는 것은 문제다. 그것을 마치 다수의 목소리인 것처럼 포장한다 해도 얻는 것은 거의 없고, 오히려 신뢰만 잃게 하는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중국이나 일본과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의 현실적인 자세다. 감정에 매몰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고, 실질적인 이익도 챙길 수 없다. 현명한 사람은 쓸데없는 감정 소모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다.
시설 관리 업무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예측하기 힘든 수많은 돌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당황하지 말아야 하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용 현관에서 누수가 발생해 천장에서 물이 계속 떨어질 경우, 우선 침착해야 한다. 상황 파악과 동시에 응급조치는 필수다. 한 사람은 바닥의 물을 제거해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고, 다른 한 사람은 천장의 구조물을 일부 개방해 누수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물이 한 곳으로 모이도록 양동이나 대야로 받친 뒤 경고 문구를 부착하는 것도 필요하다. 완전한 복구가 어렵다면 현장 사진과 함께 즉시 보고하고 바로 철수하는 게 원칙이다. 이런 기본조차 모른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무능함만 드러낼 뿐이다.
결국 세상사는 크게 다르지 않다. 밝은 미래를 도모하는 사람이라면 감정에 휘둘려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얻을 것이 없는 자리라면 미련 없이 떠나는 것, 그것이야말로 삶을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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