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제질서와 윤리...

 



컨테이너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제무역은 느리고 비싸며 위험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화물은 포대나 상자 단위로 운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항구에서 화물차에 실린 화물을 다시 배에 선적하는 과정은 번거롭고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인력에 의존한 작업은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트럭 운전사였던 말콤 매클레인이 컨테이너를 고안하고 이를 표준화하면서 국제무역의 풍경은 급변했다. 물류는 빨라졌고 비용은 낮아졌으며, 세계 교역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쓸데없는 비효율에 문제를 제기한 한 사람의 선택이 세상을 바꾼 셈이다. 더 중요한 점은 그가 기술을 독점하지 않고 특허를 공유했다는 사실이다. 그 결정 덕분에 이 혁신의 혜택은 특정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었다.

이처럼 협력과 공유를 통해 진보가 이뤄졌던 역사와 달리, 오늘날 세상은 점점 힘의 논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한 집착을 노골화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겉으로 보면 거대한 얼음 섬, 즉 동토에 가까운 땅이다. 그러나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미국 본토 북쪽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군은 이미 그곳에 공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 항로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보다 확실한 통제권을 확보하고 싶어한다.

특히 중국의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항구 하나만 확보해도 전략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 이는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경험에서 학습한 결과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시각에서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영토라기보다 아직 미국이 확보하지 못한 전략 자산에 가깝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유럽 사회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국내 택배 산업에서의 유통 혁신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로켓배송이나 새벽배송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이를 현실성 없는 발상으로 치부했다. 물류 시스템 전체를 새로 짜야 가능한 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AI의 개입으로 물류 산업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고, 앞으로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유통 전반을 담당하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도 크다. 이는 곧 사람이 개입할 영역이 점점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로봇과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은 인간의 효율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인간의 감성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된 알고리즘이라 해도, 인간이 지닌 따뜻함과 공감의 깊이까지 구현할 수는 없다. 태생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매일같이 모이는 경로당에서 가끔 낯선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어떤 어르신은 경로당에 오고 싶어하면서도 늘 주변을 맴돌 뿐, 좀처럼 자리에 끼지 못한다. 과거의 화려했던 이력을 늘어놓으며 다른 이들을 평가하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말들이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 사람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게 됐다. 아무도 그 어르신과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삶을 살아오며 따뜻한 말과 태도로 주변의 본이 되는 사람은 어디서든 환영을 받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나이가 들고 연륜이 쌓여도 결국 주변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세월이 인격을 바꾸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웬만큼 나이를 드신 분들이 서로를 위해주지 못하고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정말 꼴불견이다. 국제질서가 힘에 의해 깨어지고 국가들이 이기적으로 변하는 모습도 흉물스러워 보인다. 힘있는 강국들이 힘자랑만 하지 말고 제발 정신을 차리고 본이 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어떤 이들은 인격은 개인의 특성을 논할 때 기준이 되지만, 국가나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는 이익이 우선이라는 말을 한다. 난 그건 아니라고 본다. 세상의 질서는 위에서부터 정립되어 아래로 흐르는 것이다. 윤리경영이란 말이 왜 등장했겠는가!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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