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행복의 비전...



살면서 많은 일을 경험하며 내 미숙했던 인격도 점차 성숙할 수 있었다. 당장 눈앞의 일만 생각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인생에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 삶은 의미도, 목적도 없어 가치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비전이 필요하며, 그 비전에 따라 살아갈 때 비로소 삶은 가치 있어지지 않을까?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은 텔아비브 미술관에서 독립을 선언했다. 이는 영국의 팔레스타인 위임통치가 종료되기 직전이었다. 이튿날, 격분한 아랍 연합군이 침공을 시작하자 약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곧 돌아올 것이라 믿고 거주지를 비웠다. 아랍 연합군의 승리를 당연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믿음은 결국 치명적인 패착이 되고 말았다.

이스라엘 민병대가 보유한 무기는 곡사포 한 대와 기관단총, 소총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곡사포는 발사될 때마다 목표물을 정확히 맞혔고, 급조한 무기들조차 의외의 효과를 발휘했다. 이후 소련의 묵인 하에 체코슬로바키아가 무기를 공급하고, 밀수된 중고 무기까지 더해지면서 이스라엘은 전세를 뒤집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1949년 휴전협정이 맺어졌을 때, 이스라엘의 영토는 무려 78%가 확대되는 믿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났다.

이스라엘의 독립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건이었다. 이를 굳이 비유하자면, 고조선이 중국을 몰아내고 옛 영토를 되찾은 일에 견줄 수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스라엘은 나라를 빼앗기고 전 세계로 흩어진 뒤에도 옛 땅을 회복하려는 열망을 결코 버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꿈에도 그리던 옛 영토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 역사 속에 펼쳐진 그들의 비전을 통해 굳건한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싱가포르 사회를 이해하려면, 키아수(kiasu) 문화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이는 중국 방언으로 ‘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다’는 의미다. 싱가포르가 후진국에서 출발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며 1인당 GDP 약 15만 달러로 세계 4위에 오른 것은, 교육을 통한 인적 투자에 아낌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대한 사교육비와 끊임없는 경쟁 스트레스 속에서, 그들은 모두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짧은 시간에 작지만 강한 나라로 성장한 싱가포르이지만, 획일화된 사회 구조와 지속 가능한 미래 보장 부재로 인해 국민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로 전락하고 있다.

발전은 수단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무엇이든 이득 중심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그들은, 결국 시스템에 의해 짐승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싱가포르 초대 총리 리콴유(Li Kuan-yew)는 단기간에 선진국 수준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종합 전략을 실행했지만, 그의 설계는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며 장기적인 미래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결국 장기적 비전의 부재는 싱가포르가 선진국의 꿈을 이루고 국민들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는 성과를 거두웠지만, ‘남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국민들이 행복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행복의 비전은 무엇일까? 한 번쯤 곱씹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칼럼: 초심을 잃지 않는 지혜...

산 자의 하나님...

세상과 다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