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함께 살아가는 길...



어려움이 닥치면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 해도 진실성이 여실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평소에는 무슨 일이 생기면 돕겠다고 말하지만, 막상 위기가 찾아오면 가장 먼저 등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돈 문제가 생기면 가족조차 믿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겉으로는 응원하고 칭찬하지만 뒤로는 험담을 일삼는 이들도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 믿기 힘든 이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어울리며 살아야 할까?

사람마다 품고 있는 소망이 다르다. 누구는 큰 집을 바라지만, 누구는 그저 하루하루 행복하기를 원한다. 꿈의 크고 작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꿈이 가져다줄 미래가 훨씬 중요하다. 그 소망이 자신의 삶을 따뜻하게 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좋은 영향을 끼친다면, 그것은 분명 가치있는 소망일 것이다. 오직 자신만을 위한 꿈이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람은 처세를 위해 가식을 떨기도 하고, 주변에 잘 보이기 위해 달콤한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누구든 실망하고 구역질이 날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가 서로의 약점과 한계를 인정하고 보듬을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난 믿는다.

난 콘텐츠의 구성과 구조를 살피는 일을 오래 해왔다. 그래서 사람들의 성향을 이해하려면 개인보다 먼저 그들이 속한 사회의 구조를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정치인이나 사회적 위치가 있는 사람이 부정이나 비리를 저지르면 사회적 질타를 받으며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무대를 일본으로 옮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본 사회는 모든 사안을 윗선에 보고하는 체계 위주이므로, 윗사람의 부정은 용인되기도 하고, 심지어 그 책임의 무게로 인해 부정을 저지를 수 있다는 인식이 통념적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는 잘못을 폭로한 이가 오히려 정죄받고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한국인이 일본 사회에서 섞이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 때문인지 일본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최근 일본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일본 사회 전반에 좋지 않은 신호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지방 도시는 거의 관광에 목을 매는 상황에 직면했고, 임금 수준이 낮아지면서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젊은이들도 늘었다. 젊은 세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나 이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기성 세대조차 일본에는 이제 꿈이 없다는 말을 하고 있으며, 여러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에 닥칠 최대 위기가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초대형 자연재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도 일본은 해마다 자연재해의 피해를 반복해서 겪고 있고, 이를 복구할 재정적.사회적 여력마저 사라지는 상황이다.

정치적으로도 자민당의 리더십은 크게 약화됐고, 미국과 미래를 논의할 전략적 파트너가 되기 어렵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일본을 향해 단순히 샘통이라고 할 수 만도 없다. 이미 글로벌 시대에는 각국의 경제가 촘촘히 연결돼 있어 한 나라의 위기가 다른 나라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국에는 일본과 상생을 모색하고 조율할 수 있는 유능한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상대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 “저 사람들은 원래 이해가 안 되는 별종이라는 인식이 자리잡는 순간, 어떤 개선도 불가능해진다. 대화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이해가 쌓여야 비로소 소통이 일어나며, 그 소통 위에서 수평적 관계가 형성되어 미래를 논의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이 소통에 실패한 이유는 과거를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미화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인식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신뢰의 문제가 생긴다. 일본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한다면, 그 미래는 밝다고 볼 수 없다.

인간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 누구에게나 악한 면이 잠재해 있다. 이때 필요한 태도는 서로에게 가식이 있을 수 있고 이익을 위해 비겁해질 수도 있다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서로의 공통분모를 발견하는 것이다. 공통 관심사를 찾는 것만으로도 관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취미가 같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작이 된다.

우리가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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