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의 의무...
사마천의 ‘사기’에 보면 공자가 살던 노나라에 도척이라는 악명 높은 도둑이 살았다고 한다. 도척은 백성을 유린하고 약탈을 일삼았으며, 심지어 사람의 간을 생으로 먹을 정도로 잔인한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따르는 자가 9천 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당시 사람들은 말세가 왔다고 느꼈을 법하다.
놀랍게도 벌을 받지 않은 채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 마땅히 천벌을 받아야 할 자가 떵떵거리며 잘 사는 모습을 보며, 신은 죽었다고 외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만큼 세상에는 억울한 일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과거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기고 토론장에 전 대통령이 등장한 사건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는 ‘2000’이라는 숫자에 집착해 신년음악회 참석 인원을 2000명으로 정하고, 의대 정원도 2000명으로 늘리는 기이한 결정을 내렸다. 무속신앙에 근거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겼고, 주요 국정 현안을 무속인의 조언에 따라 처리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 그는 무속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극동방송 사장 김장환 목사와 보수 성향의 여러 교회를 찾아가 손을 내밀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자 갑자기 무속을 배격하던 기독교 진영이 일심으로 윤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은 매우 이질적이고 비정상적으로 느껴졌다.
그 시절, 상식이 무너지고 공정이 뒤집힌 현실에 참담함과 분노를 느꼈다. 지금은 조금씩 정상으로 회복되는 듯해 기대가 되지만, 한 명의 잘못된 지도자 때문에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며 정치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정치와 종교는 관계 형성이나 신뢰 구축에서 피해야 할 주제란 말이 있다. 과거 함께 일했던 한 매니저가 틈만 나면 정치적 언사를 남발하며 사람들을 선동했는데, 결국 주변 엔지니어들의 외면을 받아 왕따가 되고 말았다. 정치적 편향을 강요한 것이 원인이었다.
과거 물가 문제, 외교 문제, 통일 문제, 언론 자유 등 다양한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너무도 고통이었다. 많은 것들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가 역사를 왜곡하고 일본정부에 굴종하는 태도를 보일 때에는 더욱 참기 힘들었다.
당시 미국 정부 또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민주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흔들리는 것을 반길 리 없었을 것이다. 공정과 상식이 실종된 채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세력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현실은 정말 보기 불편했다.
실리를 중시하던 외교는 사라지고, 미국과 일본 편향적인 외교 정책으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잃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한 정치인은 당시 대한민국의 무역수지가 북한보다도 낮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만약 우리가 선거를 통해 이 상황을 바로잡지 않았다면, 더 끔찍한 결과가 있었을지 모른다. 혹여 이런 주장이 편향된 측면이 있다면, '정치 편향이 얼마나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는지 아는 한 국민이 얼마나 심정이 오죽했으면 저 같이 하소연을 하겠나'하고 조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
우리 모두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동일할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이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는 것도 우리 국민의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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