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간의 가치...

 



요즘 많은 사람들이 온 신경을 핸드폰에 빼앗긴 채 살아간다. 마치 핸드폰이 신이라도 되는 양, 그것이 없으면 세상을 잃은 듯 불안해하는 것을 본다. AI 기능이 일상 속에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이제 고민이 생기면 뭐든 AI에게 묻고 결정조차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즐거움만을 좇는 현대인의 감각은 진실이나 올바름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자극에 끌리기 마련이다. 그 결과 사람들은 시류에 쉽게 휩쓸리고 결국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된다.

우리가 가진 감각은 우리에게 많은 가치를 선물한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이 지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위험해질 수 있다. 우리의 감각 기관이 쾌락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가치관을 형성하는 가운데 인생에서 보람을 찾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 귀 속에는 인체에서 가장 작은 뼈 세 개가 있다. 고막과 맞닿아 소리를 받아들이는 망치뼈, 그 진동을 전달하는 모루뼈, 진동을 달팽이관으로 전달하는 등자뼈가 그것이다. 고막이 받은 공기의 떨림은 이 세 뼈를 거치며 기계적 진동으로 증폭되고, 달팽이관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 소리로 인식된다. 크기는 작지만, 인간이 언어와 음악을 비롯한 섬세한 소리의 결까지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세 뼈 덕분이다. 어떤 마이크나 스피커보다 정교하게 설계된 이 작은 증폭기들은 신비 그 자체다. 우리 몸에서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는 지체라 해도, 결코 하찮은 것은 없다.

신체의 지휘본부인 뇌에는 약 860억 개의 뉴런이 있으며, 각각은 수천 개의 시냅스에 연결되어 있다. 뇌는 전기 신호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동시에 약 20와트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뇌처럼 신경망을 가진 장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장(腸)이다. 이 장은 독립적으로 음식 소화를 조절할 뿐 아니라, 세라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장을 ‘제2의 뇌’라 부른다.

감정을 관장하는 뇌와 마찬가지로, 장의 건강이 나쁘면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감이나 심리 불안이 생기기도 한다. 결국 뇌와 장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 관계를 이해하면 ‘배짱이 두둑하다’는 표현의 의미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단지 뇌나 장의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작용에 의해 좌우된다고만 생각하면, 그 얼마나 삭막한 인생이겠는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가지만, 감각기관이 전달하는 자극만으로 우리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것이 아님을 주목해야 한다.

2차세계대전 중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빅터 프랭클(Victor Frankl)은 정신과 의사로서 가족을 잃고, 극한의 고통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견뎌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 절망 속에서도 하나의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이유를 발견한다.”

훗날 그는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라는 책을 통해 이렇게 고백했다. “인간의 가치는 쾌락이나 성공에 있지 않다. 고통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목적을 찾는 데 있다.”

AI가 인간의 가치를 찾아주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다가오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제대로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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