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토리텔링과 AI...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광활한 모래 사막을 보고 어떤 이는 건물에 들어갈 모래가 많아서 너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잘 알지 못한 채 설레발을 치는 것이다. 중동 국가들은 매년 호주나 영국 등지에서 막대한 양의 건설용 모래를 수입하고 있다. 건설을 하기에 그곳의 모래 입자는 너무 미세하기 때문이다. 바람에 날려 깎이고 깎이는 통에 콘크리트를 타설한다 해도 건축물 무게를 버티기 어렵기에 그곳의 모래를 안 쓰는 것이다. 

과거 이것을 모르던 국내 지식인들 중 다수가 중동 국가들이 석유 부자이면서 모래도 부자라며 대단히 부럽다는 반응을 보이곤 했다. 그들은 사막의 모래가 이래저래 쓸모 없는 자원임을 모르고 어림짐작으로 얘기했던 것이다. 이제 보면 검증 없이 지껄이던 그들의 무지가 우습다. 상상력은 뛰어났지만 팩트 분석을 하지 않은 지식인들의 말만으로 잘못된 상식이 한국에 정착된 바 있다.

이렇게 지식인들이 소개하면서 굳어진 잘못된 상식이 의외로 우리 주변에 많다. 성급한 지식인들이 벌인 만행이다. 즉, 영향력 있는 이들의 말이라 해서 검증 없이 믿는 것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언제까지 목적을 가진 지식인들의 소리에 휩쓸릴 것인가!

최근 젊은이들이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대신 쓰레기를 주우며 운동을 대신하는 행위가 늘고 있다. 이처럼 걷거나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위를 '플로깅'이라고 부른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영어 'jogging'이 합성된 말이다. 이는 2016년 스웨덴에서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운동이다. 쓰레기를 줍고 일어나는 모습이 스쿼트와 닮아 조깅보다 훨씬 운동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운동이 확산됐다. 실제로 검증하고 효과를 전파하는 이들이 있기에 플로깅이 인기를 얻은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 운동이 유행하면서 휴일에 섬을 청소하거나 더러워진 해안이나 공원을 청소하는 등 순기능으로 이어지고 있다. TV에서도 배우 류승룡 씨가 섬 쓰레기를 치우는 봉사활동에 합류한 모습이 소개되기도 했다. 발상을 바꾸면 주변에 도움이 되면서 자신의 건강도 증진시키는 일석이조의 방법이 생기는 법이다.

사람은 누구나 주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욕구가 엄연히 존재하기에 그 욕구를 끌어내서 해소시키는 방법도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내 분야에서는 그러한 일을 스토리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모든 사물에 스토리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그러한 스토리를 뽑아내서 발제화하고 기획해서 재구성하는 일을 도맡아 진행한다. 나도 사물에 깃들인 숨은 이야기를 듣고 교감하는 일을 즐기는 편이다. 그러고 나면 과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사물들이 큰 의미로 다가온다. 글을 쓰는 가운데 논했던 수많은 사물들과 인물들을 떠올리다 보면 친숙함마저 생긴다.

문화란 것도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문화의 배경에는 스토리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을 즐기다보면 스토리텔링의 묘미에 빠져들게 된다. 테크니컬라이팅도 스토리텔링으로 하는 것이고 캠페인이나 정치 행위까지도 스토리텔링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스토리텔링은 AI 시대에서도 인간의 영역으로서 굳건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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