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망회로...



젊은 시절 대만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얼마나 많은 대만인들이 미국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는지를 실감했다. 그들의 명함에는 한자 이름 외에 영어 이름이 붙어 있었고 대부분 영어 이름으로 불렸다. 최근 미국 IT 기업들에서 대만계 CEO들이 대두되는 현상은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Nvidia의 젠슨 황(Jensen Huang) 회장과 AMD의 리사 수(Lisa Su) 회장을 비롯해 최근 인텔의 CEO로 합류한 립부 탄(Lip-Bu Tan)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대만계 인사이다. 이러한 대만계 리더들의 영향력 확대는 미국에서 대만 파운드리 공장들의 마케팅을 용이하게 했고 우리는 지금 대만인들의 로비력과 기술력을 실감하고 있다. 큰 나라 중국에 맞서기 위한 대만인들의 노력은 미국에서의 영향력을 통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만인들은 과연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국내에서 제일 큰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에서 2020년대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재무팀장이었던 이경하 씨는 10년 넘게 회사에 근무하면서 재무 관련 업무를 너무도 충실하게 잘 해 외부에서 강의 초청을 받을 정도로 신임도가 높았다. 그는 단순한 회계 담당이 아니라 회사 자금 운영과 관리의 핵심 역할까지 맡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내부 감사나 승인 절차가 허술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어느 순간부터 가상 계좌를 만들어 회사 자금을 빼돌리기 시작했다.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5차례에 걸쳐 회사 계좌에서 2215억 원을 이체한 후 개인 주식 투자와 부동산 및 금괴 매입에 사용했다. 그러다가 외국으로 도피하기 전 세부 감사에서 꼬리가 잡히고 말았다.

개국 이래 최고액 횡령을 시도한 경우인데 이처럼 세상에는 돈에 환장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어떤 정신 나간 행정가는 현재 대한민국의 외환위기에 베팅을 하는 투자를 했다고 한다.

과거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로 주식회사를 운영했고 최초로 항공사를 운영하는 등 높은 수준의 자본주의를 운영해왔다. 언론 자유, 경제 자유, 삶의 질이란 측면에서 최상위 국가이지만 현재 EU 내에서 큰 경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또 네덜란드는 매춘에 대해 독특한 관리를 보여주고 있다. EU에서 유일하게 홍등가를 운영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2000년 10월 1일부터 성매매를 합법화했다. 성매매를 안전하게 관리하자는 접근법을 선택한 것이다. 차라리 성매매자들에게 세금을 내게 하고 선거도 동참하게 하는 것이 정부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기도 하다. 인간의 부정과 죄성에 과감히 투자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이나 프랑스와 같은 나라는 로마법에 기원한 성문법을 따르고 있지만 미국이나 영국은 반대로 판례를 중심으로 법체계가 운영된다. 쉽게 얘기해서 한국이나 일본도 그렇지만 대륙법을 운영하는 국가들은 법에 명문화되지 않은 죄에 대해서는 벌할 수 없지만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명문화되지 않은 죄라고 해도 법 자체를 어긴 자는 법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새로운 범죄에 대해 따라가기 바쁘고 제대로 정죄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고 한국의 법원은 법을 해석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미국이나 영국은 대심제가 있어서 양측 변호인이 법정에서 논쟁을 벌이며 증거를 제시하면 판사가 이를 판단하는 방식을 따른다. 하지만 도망하는 차량을 추적해 경찰들이 도망자를 잡아 폭력을 행사한다고 해도 범죄자로 인식된 사람이라면 경찰이 폭력을 행사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한국과 사뭇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우리의 법은 어떻게 운영을 해도 죄인을 제대로 정죄하지 못하고 있고 정의를 구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 법치를 주장하는 것은 법이 제대로 서야 서민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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