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



2023년에 떠오른 기후 변화에 대한 단어가 있다. 그건 ‘Global Boiling’이란 말이다. 이전까지는 ‘Global Warming’이라고 했는데 올해부터는 온 지구가 끓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 변화에 의한 사망자도 올해 급속히 늘었고 40도는 기본이고 50도에 육박하는 지역이 늘었다. 캘리포니아는 110년 만에 처음으로 섭씨 50도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그 와중에 대한민국 새만금에서는 세계 잼버리 대회를 시작했고 수많은 청소년들이 온열 질환자가 되면서 대회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

미국에선 선인장이 폭염에 말라 쓰러지고 있고 대만 해역의 산호들은 하얗게 말라죽는 백화현상을 앓고 있다. 지구는 지금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그 수명이 다해가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다른 어떤 해와 비교하기 어려운 폭염이 시작되며 온 지구가 끓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도 살다보면 남몰래 속을 끓이는 때가 있다. 위인들의 이야기나 역사의 현장을 살피노라면 그들의 삶이나 역사적 사건이 순조롭지 않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난 그래서 이력서에 성공한 이력으로 도배한 이들을 온몸으로 거부한다. 성공만 해온 인재라면 언제가 닥칠 실패에 대해 견디지 못할 확률이 크다. 또 자신의 실패를 숨기는 사람이라면 목적을 위해 인생을 조작하는 신뢰하기 힘든 인물일 것이다. 인간은 결코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도 학창시절에 주의가 산만해서 집중하지 못하는 ADHD 증상을 겪었고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곤 했다. 그래서 난 남들보다 실수를 많이 저지르는 학생이었다. 사회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마찬가지였다. 테크니컬라이팅 경력을 쌓으면서 남들이라면 겪지 않고 지나갈 만한 실수를 숱하게 저질렀다. 하지만 덕분에 테크니컬라이팅에 대해 깊이있게 접근할 수 있었고 멘토가 가르쳐준 가르침에 대해 빠른 속도로 습득할 수 있었다. 다 겪어봤기 때문이다.

미국 회사에서 영문 테크니컬라이팅만을 하다가 국내 회사들을 대상으로 일을 하게 됐을 때 처음으로 국문 번역 일을 할 기회가 왔는데 내 번역물 품질이 과히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의뢰한 회사에서 테크니컬라이터라고 하더니 국문 품질이 엉망이라는 뒷담화를 들어야 했다. 그래서 난 바로 국문 라이팅 어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빠른 시간 내에 영문과 차별화된 국문 라이팅의 특징을 습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내 국문 어법 실력에는 문제가 있었고 띄어쓰기도 잘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학창시절부터 익히 많은 실수를 해왔기 때문에 누가 비웃고 모욕을 준다해도 그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매일 빨리 글을 쓰는 습관이 있어서 글을 쓰거나 번역을 빨리 하는 것이 내게는 무척 익숙하다. 새로운 분야의 번역물이 들어왔을 때 번역팀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난 흔쾌히 해주겠다고 말하곤 했다. 동료 테크니컬라이터 중 한 명은 실수해서 나중에 핀잔을 들을 수도 있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말을 하곤 했다. 난 하지만 새로운 분야가 재미있어서 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결국 그러다보니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곤 했다. 그래서 번역의 오류 유형을 거의 모두 꿰고 있다. 고객에게 치욕스러운 말을 듣기도 하지만 난 근본적으로 내 자신을 완벽한 사람으로 피력하며 자존심을 세우지 않는다. 최대한 노력하지만 더불어 언제든 욕먹을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빨리 글을 적기도 한다는 평을 듣지만 더불어 번역도 엄청나게 빠르게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좋은 피드백을 듣거나 빨리 번역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면 기분이 좋다. 그러나 난 스스로를 믿지 못해 내 번역물에 대해 요식 행위로라도 리뷰어를 반드시 요구한다. 난 실수를 저지르는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난 인생에서 실수를 통해 날 개선해왔고 수많은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나쁜 피드백에 대해서도 무던한 편이기 때문이다. 피드백이 좋지 않으면 반드시 날 개선해왔다. 그래서 난 어느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보유했다고 자부한다. 실수한 경험은 때론 수치스러운 것이지만 실수한 후의 나는 실수하기 전과 다른 사람이기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실수와 실패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궁금하다. 나처럼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최대한 완벽을 기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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