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사회를 꿈꾸며...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 지름길이 있다고 생각해서 편법을 추구하거나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조언을 좇는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잘못된 교훈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망치는 생을 살아가는 이들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혀를 차게 된다.

가끔 주변에서 영웅담이랍시고 어떻게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다느니 또 자식이 신혼 아파트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미리 혼인신고를 했다는 등 머리를 잘 쓰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식의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정상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에 편법과 꼼수와 사행이 난무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어지럽고 비정상적인 행태에 대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내게 그런 모습들은 좋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난 사실 솔직담백한 편이어서 뭔가를 꾸미거나 거추장스럽게 걸치는 것을 꺼려한다. 그래서 그런지 화장품을 바르거나 향수를 뿌리거나 멋진 옷을 걸치는 일이 낯설다.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모호한 자세로 일관하는 이들을 그래서 싫어하는 것 같다. 불합리한 일이 생기면 그것을 표현하고 바로잡아야 직성이 풀린다. 하지만 반대로 주변 환경에 의외로 잘 적응하고 불편을 느끼지 않는 성격이어서 그런지 남들이 지적하지 않는 한 불편함을 감수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도대체 난 어떤 사람일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힌다. 인간은 관찰할수록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찰하는 취미가 있는데 관찰하는 가운데 수많은 충격을 경험했다. 가끔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하며 패닉에 휩싸이기도 하고 이질적인 문화 충격에 가까스로 정신을 추스릴 때가 있다. 주변에서 쓸데없는 오지랖이라고 그러는데 테크니컬라이터가 분석하는 행태는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중 끼리끼리 모여 뭔가를 모의하고 작당하는 이들도 보게된다. 패거리를 형성한다는 것은 의외로 조직에서 암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사적인 모임이 생기는 것을 그래서 회사들이 꺼리는 모양이다. 물론 일을 할 때 여럿이 힘을 합치면 당연히 효율적일 것이고 단결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것으로 족하면 좋겠지만 그런 패거리가 힘을 과시하고 조직의 목표에 반하는 목적을 추구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종교계가 정치나 이권에 개입하는 행태도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을 순천 인씨라고 소개한 세브란스 병원 인요한 박사도 밝히기도 했지만 예부터 내 고향 순천 사람들은 정이 많고 포용력이 좋았다. 박사님은 외국인이었지만 순천에 살던 아이들이 자신을 차별하지 않았고 도리어 친절했고 보듬어 주었다고 말했다. 사실 그 말은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경상도에서 전학 온 친구는 자신이 전라도 사람이 아닌데도 이렇게까지 친구들이 따뜻하게 대해줄 줄은 몰랐다는 얘기를 했다. 그는 만약 경상도였다면 전라도 사람들을 무척 차별했을 거라는 말을 했다.

당시에는 설마하고 생각했는데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왔을 때 지역 감정이 무엇인지를 실감했다. 서로 감싸주고 안아줘도 시원잖을 텐데 왜 서로 미워하고 반목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이권이 개입되지 않는 한 주변 사람들을 포용하고 인정해주려고 노력한다. 내가 순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옳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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