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세계화



이슬람 국가나 이슬람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가보면 샤리아 경찰이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테면, 이슬람인들이 많은 영국에서도 암묵적으로 샤리아 경찰은 활동한다. 이슬람 법률인 샤리아를 시행하기 위해 해당 법원과 경찰을 만들어 이슬람 교리와 법률 준수를 강제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일반 경찰과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셈인데 그들은 종교적 불법 행위에 대해 처벌한다. 샤리아 경찰은 일반 법체계와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권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다른 종교나 문화를 인정하지 않기에 분쟁을 야기시키곤 한다. 그래서 이슬람 종교를 인정하고 자치를 허용하게 되면 이런 기구들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이를 테면, 이슬람 남성이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이슬람 여성이 이교도인과 결혼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발각되면 샤리아 경찰에 의해 돌로 맞아 죽거나 린치를 당하게 된다.

이슬람 세계에서 종교가 강해지면 이란과 같은 신정 국가로 변모한다. 터키는 케말 파샤 집권 이후 세속법을 적용하고 달력도 유럽 달력을 사용하고 여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등 유럽국가임을 천명했다. 하지만 최근 에르도안이 집권하면서 국가 이름도 튀르키예로 바꾸었고 터키 정치는 이슬람 종교를 두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는 터키가 서방과 척을 지고 신정 국가로 변모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영국에는 산업혁명 당시 철강산업으로 부흥했지만 대처 수상 때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슬럼화된 로더럼이란 도시가 있다. 이곳에서 1997년부터 2013년 사이 파키스탄 이민자 갱단이 1400명이 넘는 여자 아이들을 인신매매에 동원하며 유괴.강간.폭행을 가한 사건이 있었다.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인종차별이 될 수 있다며 노동당이 90%인 지역 의회에서 이 사건은 어긋난 소년 범죄로 치부하며 조직적으로 은폐됐다가 알렉시스 제이란 교수에 의해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다. 다문화 정책을 추진했던 노동당은 이런 엄청난 사건을 방임하고도 입을 닫거나 다수의 사건을 미결로 만들었다. 정책 추진으로 인해 자국민이 역차별을 당한 이 사건으로 인해 영국에서는 이슬람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거세졌고 브렉시트의 주요한 원인으로까지 발전했다. 역시 로더럼 지역주민들의 68%는 유럽 탈퇴에 힘을 실었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지탄을 받고 타도의 대상이 됐을 추악한 범죄가 자유민주국가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며 인권 정책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된다. 오늘날 수많은 범죄는 민주제도에 의해 도리어 조장되고 있어 이에 대한 시정도 요구되고 있다.

영국을 비롯 캐나다나 호주, 인도 등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52개국으로 구성된 영연방이란 국제기구가 있다. 영국에서 독립한 나라들이지만 어떻게 해서 그들은 아직까지 영연방을 유지하고 있는 걸까? 이는 영연방이 정치 기구가 아니라 경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서로 낮은 관세를 부담하고 자유롭게 교역하면서 영국이 제공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영연방이 확장될 수 있었다. 심지어 캐나다, 호주, 투발루 등 15개국은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인정한다. 그들은 법치주의, 민주주의, 인권과 자유란 공통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국제적인 협조나 국방 협력을 통해 이익을 공유한다. 이런 기반이 있었기에 영국은 EU로부터 과감하게 탈퇴할 수 있었다.

오늘날 세계는 글로벌화를 지향하게 되면서 서로 다른 가치관과 종교와 제도를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민주주의는 다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있는 토양을 갖추었지만 극단주의 성향인 국가들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강대강으로 대치하는 상황이다. 최근 민주주의의 대부 역할을 하던 미국에도 국가 이기주의가 대두되면서 중국과 거칠게 부딪히는 상황이다. 향후 민주주의는 어떻게 변모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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